수의사 처방 없이 마취제 등 동물약품 판매를 금지하는 약사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약사 김모씨 등 3명이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제3조'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최근 밝혔다.

과거 약사들은 일부 마취제와 호르몬제, 항생·항균제, 동물용 생물학적 제재, 동물용의약품을 수의사 처방 없이도 판매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11월 고시된 규정에 따라 처방대상 성분이 확대되면서 동물용의약품 판매에 제한이 생기자,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 및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동물용 의약품 오·남용과 부작용 피해를 방지해 동물복지의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며, "사용에 있어서는 전문지식을 가지는 수의사 등의 판단이 필요하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곧바로 조치를 할 필요성과 폐기용품 처리도 안전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사법은 동물병원이 없는 도서·벽지의 축사농가 등에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 수의사 등의 처방전 없이 판매할 수 있는 특례규정도 두고 있어 과도한 제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헌재는 반려동물 보호자인 문모씨 등 2명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은 동물약국 개설자를 직접적인 규율대상으로 하고 있어 소비자는 제3자에 불과하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