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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대여'는 인간 이기심의 발로 아닌지
  • 편집부
  • 등록 2015-03-27 06: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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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개만큼 친숙하고 충직한 동물도 없다.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인간보다 마음을 알 수 있는 개와 동반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인간관계는 각박해지면서 애완견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간다. 집 지키는 개, 도둑 보면 짖는 개가 아니라 인간의 외로움 달래주고 고독으로부터 지켜주는 짝, 반려(伴侶)다.

▶2조원을 넘어선 애견 산업 규모가 2020년이면 6조에 이를 거라고 한다. 불황이 무색하다. 사료나 샴푸 같은 일상용품뿐 아니라 애견 카페·병원·유치원·훈련소가 곳곳에 들어선다. 하룻밤 10여만원까지 받는 애견 호텔, 전용 장례식장도 자리가 없을 지경이다. 애견 대여도 인기라는 소식이 어제 조선일보에 실렸다. 몇몇 완구 대여 업체 같은 곳에서 시작해 연휴 때나 인기 품종은 예약해야 순서가 온다고 한다. '아이들 사회성을 길러주려고' '혼자 있는 명절에 외로움 달래려고'…. 빌려가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대여용 강아지는 생후 6개월에서 1년 미만이다. 더 크면 인기가 시들해 주인 찾아 입양을 보낸다. 대개 개 나이 6개월은 사람 열 살, 1년은 열일곱 살가량 된다. 그때쯤 새끼 낳을 생식기능이 발달한다. 사람으로 치면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다. 강아지 빌리는 사람이야 며칠 잘 먹이고 살뜰히 챙기겠지만 정(情) 붙일 만하면 떠나야 하는 강아지에겐 고역(苦役)이고 스트레스일 것이다. 이 또한 인간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지 씁쓸하다. (조선일보 만물상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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