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이 휴가철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7~8월에 유기동물 수가 많은 건 매년 있는 현상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유기동물 수가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10만1000마리 수준에서 지난해 8만1000마리 수준으로 줄었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중 '동물등록제'에 참여한 경우 주인을 찾을 확률이 높다. 특히 내장형 칩을 이식한 동물은 거의 100% 찾는다.(현재는 목걸이형과 내장형 2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은 막연히 '뭐, 다른 주인 만나겠지'라고 생각한다는 게 동물자유연대의 분석이다. 인식의 변화로 유기견 입양률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보호소에서 자연사하거나 규정에 따라 안락사 처리되는 쪽이 더 많다.
반려동물 유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동물등록제가 시작됐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등록률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몸에 붙이는 인식표도 외장형인 경우 떼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에게 ‘복날’보다 ‘휴가’가 더 무서운 것은 반려동물을 외국은 물론, 국내 여행에도 데리고 가기가 매우 어렵다. 대다수 리조트나 펜션은 반려동물 동반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여행 기간에 반려견을 돌봐줄 만한 사람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기 일쑤였다. 그나마 요즘은 애견호텔이 속속 생긴 덕에 남의 신세를 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애견호텔 비용이 만만찮아 웬만한 부유층이 아니면 가계에 적잖은 부담이 된다. 애견호텔 비용은 협소한 시설은 하루 4만원이지만, 방처럼 넓게 꾸민 공간은 15만원 수준이다. 전국 대도시 모텔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휴가철에 반려동물을 맡기려는 수요가 늘어나 7∼8월에는 애견호텔에서 빈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한 가족처럼 지낸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크다. 반려견 보호자들은 한 식구라는 생각에 비싼 가격에도 애견호텔을 이용하면서도 마음은 편하지 않다. 애견호텔측이 반려견을 멋대로 다룰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애완동물은 현행 법률상 물건으로 간주돼 관리하다가 다쳐도 재물손괴 처벌만 받는다.
이 때문에 동물 권리를 인정해 애견호텔 시설 및 관리 규정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