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의 회원들이 장례식장 앞에서 만났다.
부의금을 내고 나니 안내를 맡은 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 달라고 했다.
펜을 들어 이름을 적으려다 보니….
본명으로 쓰면 상주가 어떻게 알겠는가?
늘 부르던 호칭으로 적어야 나중에 누가 다녀갔는지 알겠지 싶었다.
그래서 첫 번째 회원이 자신 있게 썼다.
“보헤미안.”
이어서 다른 회원도 닉네임을 쓰게 됐다.
‘거북이 왕자.’
안내 데스크의 그분은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뒤에 있는 회원 몇 분에게 빨리 쓰라고 했더니….
이 회원들은 계속 머뭇거리고 있다.
이 회원님들의 닉네임은.
‘에헤라디야’, ‘얼쑤굿데이’, ‘오메 좋은거’, ‘왕대박’, ‘잘났어 정말’, ‘와이리좋노’ 였다.
그 회원들은 다른 회원들보다 작은 글씨로 조그맣게 각자의 닉네임을 썼다.
그때, 마지막 남은 회원 한 명은 방명록에 쓰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빈소를 뛰쳐나갔다.
그러자 나머지 회원들.
“저승사자님∼∼ 저승사자님 어디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