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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
  • 편집부
  • 등록 2016-10-08 10:44:09
  • 수정 2016-10-08 10: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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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은 우리 사회에 동양고전 열풍을 일으킨 박재희 교수의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1탄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목수의 마음으로 고전의 나무를 다듬고 말리며 터를 물색했다. 이 고전의 대궐을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은 '대학' '논어' '맹자' '중용'으로, 바로 사서(四書)다. 저자는 사서에서 현대인들이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의 답을 구한다.

첫 번째 '대학'은 사서 중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다. 저자는 '대학'이 오늘날에도 유용한 자기 경영서라고 말한다. '대학'의 목적은 '나의 능력을 계발하여, 세상 사람들을 새롭게 변화시켜, 이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3강령 8조목 중 '내 안에 위대한 가능성을 끌어내라, 명덕(明德)' '어떤 존재든 그 실체를 규명하려면 먼저 다가가라, 격물(格物)'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라, 지지(地支)' 모두 현대인들에게 유효한 조언이다.

두 번째 기둥인 '논어'의 핵심 단어는 107번에 걸쳐 등장하는 '군자'다. 저자는 아프고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오늘 현대인에게 아플수록 단단해지는 군자의 덕이야말로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삶의 지혜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과 친화하되 줄을 세우지 않는다는 '주이불비(周而不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물으라는 '반구저신(反求諸身)'을 실천하는 자가 군자다. 또한 남과 더불어 살되 남을 탓하지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도 않는 사람이 바로 군자다.

세 번째 기둥인 '맹자'는 정의를 가르친다. "스스로 반성해서 내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비록 별 볼 일 없는 옷을 입고 있는 노숙자에게라도 무릎 꿇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 반성해서 옳다고 생각하면 비록 내 앞에 1000만명이 달려들어도 그 1000만명을 향해 무소의 뿔처럼 돌진하라." 몇 번이고 곱씹어 볼 만한 문장이다.

마지막 기둥인 '중용'은 자칫 잘못 이해하면 'A와 B 가운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중용이 아니라 중간이다. '빨리 가야 할 때는 빨리 가고, 늦게 가야 할 때는 늦게 간다.' 중용은 가변적이고 역동적인 가치로 무조건 참는 것도, 무조건 배출하는 것도 아니다. 중용은 현대인들에게 기쁨,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을 틀어막는 게 아니라 적시에 적절하게 표출하는 법을 가르친다.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316쪽 /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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