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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읽어주는 책
  • 편집부
  • 등록 2016-10-08 10:48:52
  • 수정 2016-10-08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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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은 조선시대 어린이들의 한문 교육 입문서다. 한문이 생활문자였던 그 시대에도 어렵기는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모양.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학동들의 이런 불평이 일리가 있다며 어린이 학습서로 적절치 않음을 주장한 바 있다.

천자문은 천 개의 서로 다른 글자로 동양의 철학, 역사, 문학, 인물, 지리, 과학 등 인간 생활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걸친 주요 개념과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한글세대에게 천자문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쌓여온 철학이며 역사의 고갱이들을 한두 글자로 표현하고 있어서 독해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책 ‘천자문 읽어주는 책’은 한자를 전혀 모르는 독자라도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해설한 책이다. 이를 위해 우선 천자문의 글자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했다.

책은 또 세밀한 한자 풀이에 이어 낱글자들이 결합되어 만들어내는 단어와 문장을 또한 자세히 해설했다. 천자문은 시(詩)로 된 글이므로 어디서 끊어 읽느냐에 따라, 혹은 글자 사이의 문법적 관계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기존의 수많은 천자문 해설서들을 참고하고, 이들 책의 오류를 바로잡아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쉬운 설명만을 담아냈다.

책의 돋보이는 점은 분류에 있다. 천자문은 모두 1000개의 글자로 된 장편시(詩). 네 글자를 한 구로 삼고, 두 구를 한 문장으로 해서 총 125개의 문장으로 돼 있다. 이 책도 전체를 순서대로 소개하지만 단순 나열하지 않는다. 천자문을 깊이 들여다본 저자는 이것이 비슷한 주제끼리 스토리텔링처럼 이어지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책은 ‘검은 하늘 누런 땅의 비밀’ ‘역사의 회오리’ ‘사람의 길’ ‘군자의 길’ ‘중국의 지리와 역사’ ‘벼슬살이와 인생’ ‘행복한 가정의 조건’ ‘중국을 빛낸 10대 걸출 인물’ 등으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지루하게 순서대로 읽는 게 아니라 골라 읽는 맛도 있다.

김환기 | 일월담 | 544쪽 |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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