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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도 '금수저' 생긴다
  • 이소영 기자
  • 등록 2016-12-12 1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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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이에도 ‘금수저’가 생기고 있다.

작명소를 찾아 장수 운(運)이 있는 이름을 지어 주고 집에선 한우를 간식으로 먹인다. 밖에 나갔다 온 뒤에는 비누가 아닌 유기농 샴푸ㆍ컨디셔너를 사용해 씻겨 주고, 체력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영양제를 놓아주며 고가의 건강검진도 받게 한다.

최근 들어 반려동물 전용 사료나 간식뿐만 아니라 가구, 식기, 세면용품 등 제품군이 더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고 고급화 바람도 거세다.

한해 2조원 규모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1000만으로 추산되면서 ‘펫(pet)산업’의 성장세가 무섭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약 1조원 수준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 81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이 가장 먼저 뛰어든 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이다.

친환경 유기농 사료 제품은 수입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3~4년 전부터 국내 기업들이 반려동물 사료를 일제히 출시했다. 반려동물 사료 제품군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영양제 등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 보조 식품 역시 인기다. 사람이 ‘비타민’을 섭취하듯이 반려동물에게도 건강 보조 식품을 먹이는 경우가 증가했다.

실제 G마켓에 따르면 동물 영양제 매출은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애견 ‘소화기ㆍ요로’ 관련 영양제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4%, ‘면역ㆍ스트레스’ 영양제는 159% 증가했다. 고양이 영양제도 같은 기간 평균 160% 매출이 급증했다.

인테리어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동물전용 상품은 물론 주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쓰는 가구도 출시되고 있다.

원목으로 만든 애견하우스, 옷장, 선반장 등 전용 수납장을 구성해 애견용품을 별도로 관리하고 보관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해외에선 유명 디자이너가 반려동물 가구 제작에 나서는 등 안정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금수저 반려동물은 죽은 뒤에도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화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려동물이 사람과 똑같이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며 이 모습을 주인들이 CCTV를 통해 지켜본다. 이후 납골당에 안치되고 일부 주인들은 추모비까지 만든다.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는 데 적게는 15만원, 많게는 100만원이 든다.

물론 주인 잘못 만난 탓에 잔혹한 운명을 맞게 된 반려동물이 훨씬 많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2014년 버려진 반려동물이 37만마리. 이 중 25%는 안락사됐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반려동물 산업 확대와 고급화는 반려동물 선진국으로 가는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반려동물을 개인 만족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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