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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미래
  • 편집부
  • 등록 2017-01-05 11:11:27
  • 수정 2017-01-05 11: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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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인류의 삶은 행복해지고 있는 건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런 ‘빅퀘스천’들이 잇따라 국내외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2015년 11월, ‘인류의 미래는 더 나아질 것인가’라는 거대 담론을 놓고 세계적인 토론회 ‘멍크 디베이트’에서 최고의 지성 4인방이 토론을 펼쳤다. 멍크 디베이트는 당대 가장 뜨거운 국제 현안을 두고 연 2회 세계 정상급 지식인들을 불러 논쟁하는 토론회다.

작년 가을 토론회에서는 세계적인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커와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매트 리들리가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는 찬성 측에 섰다. 그 반대편에는 일상의 철학자라 불리는 알랭 드 보통과 논픽션 저자 말컴 글래드웰이 포진했다.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던 이들의 멍크 디베이트는 90분 동안 치열하게 이어졌다. ‘사피엔스의 미래’는 바로 이 90분간의 토론을 기록한 책이다. 옮긴이 전병근은 이번 논쟁을 통해 알랭 드 보통이 다혈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이 시대 대표 지성의 대격돌이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스티븐 핑커였다. 그는 “인류의 앞날이 밝다는 것을 ‘확신’시킬 것”이라며 인류의 삶 속 긍정적 변화의 10가지 요소를 짚어냈다. 이어 반대 측의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이 태어난 스위스를 예로 들며 반박했다. 스위스는 환상적인 교육 시스템과 높은 임금 수준을 지닌 ‘1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었다.

보통의 말이 끝나자 매트 매들리는 이렇게 반박한다. “무시무시했던 미래는 어른들이 제게 이야기해준 것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그는 인구 폭발, 기근, 환경 오염 등 10~20년 전의 암울한 전망이 모두 거짓 경보였거나 과장이었다고 주장한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혁신은 인류의 진보를 이끄는 동력이라고 말한다.

곧바로 반대 측의 말콤 글래드웰이 매트 매들리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한다. 그는 인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은 ‘디지털 9·11’이라고 주장한다. 기술 발전에 상응해 그만큼 취약성도 증대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이 순진한 것”이라며, 인류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발전했다 할지라도 미래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책을 통해 4명의 전문가와 호흡을 같이 하며 인류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다. ‘멍크 디베이트’의 묘미인 토론 배틀 승패를 예상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토론을 하기 전 ‘인류의 앞날에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3천 명의 청중들 중 71%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과연 토론 이후 최종 승리를 거둔 팀도 이와 동일할까?

 

알랭 드 보통·말콤 글래드웰·스티븐 핑커·매트 리들리 지음/ 전병근 옮김/ 모던아카이브/ 208쪽/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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