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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종교한 무엇인가
  • 편집부
  • 등록 2017-01-19 15:07:30
  • 수정 2017-01-19 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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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펴낸 <우리에게 종교한 무엇인가>는 아직 종교란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있는, 답을 찾지 못한,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을 감행할 용기가 있는 청년들을 위해 내가 알아온, 내가 배워온 종교를 ‘다시 읽기’를 제안한다.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일까?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답하는 이들의 말을 잘 들어보면, 그 답변이 두 부류로 나눠질 것이다. 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종교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절대적 진리의 세계다. 이들에게는 종교란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 더 이상 필요하지도, 남다른 답을 기대할 이유도 없다. 이들에게는 나름의 신과 경전이 있고, 그들의 종교는 그에 뿌리를 두고 자라난 세계다. 이들에게 ‘다른’ 종교는 ‘틀린’ 것일 수도 있다.

다른 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종교는 답을 내릴 수 없는 무언가다. 혹자는 무지와 오류에 기반한 비이성적인 믿음이라 답을 내리기도 한다. 종교란 나와 다른 그들의 세상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갈등을 낳는 부정적인 존재라 느낄 수도 있다. 종교란 무엇인가를 쉽게 정의할 수 있는 사람들과 달리, 이 부류에게 정해진 답은 없을 수 있다. 혹은 수없이 많은 답을 품고 갈등하고 있을 수도.
위의 두 부류는 간혹 정면으로 충돌하기도 한다. 특히 신의 가호 아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믿는 ‘종교적 절대주의’와 종교를 망상의 체계라 믿는 ‘과학적 합리주의’가 만났을 때다. 양 극단에 있는 이들에게는 재미있게도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둘 다 종교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이 양 극단의 사이에 있는 어떤 이들은 평생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생각을 떠올리지도, 찾아야 할 이유도 알지 못할지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우리 모두는 ‘종교백화점’이지만 두 종교(혹은 세 종교)가 과두체제로 큰 매장을 갖고 있는 이상한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종교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며 같은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한 사회의 구성원이다. 종교에 대한 성찰을 할 때, 우리가 어떤 한 입장을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종교를 절대진리로 생각할 필요도, 절대오류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말이다. 종교는 문학, 역사, 철학, 예술처럼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낸 삶의 한 차원이며 역사적· 문화적인 산물이다. 또 종교 역시 우리 자신을, 우리 사회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다. 지금 한반도의 남쪽에 살고 있는 우리야말로, 세상 그 어떤 사람들보다 ‘어느 한 종교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종교에 대한 인문학적 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이진구(편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지음/ 들녘/ 424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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