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람이 먹는 음식은 주지 마세요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7-05-06 11:16:40
기사수정

"그래도 사람이 먹는 음식은 주지 마세요. 개가 먹을 수 있게 조리한 음식이 아니면 차라리 그때마다 개 전용 간식을 급여하세요."

'반려견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면 안 된다'는 수의사들의 당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고 탈이 나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은 끊이질 않는다.

수의사들에 따르면 음식으로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반려견 보호자 대부분이 "이 음식은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한다.

반려견에 대한 건강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초콜릿이나 포도처럼 '개에겐 절대 먹여선 안 되는 음식'으로 잘 알려진 먹을거리를 급여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적다. 오히려 먹여선 안 될 음식을 재료로 사용한 요리를 무심코 급여해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많다.

수의사들은 "짜장면, 만두, 갈비찜 등 겉보기엔 괜찮은 음식에도 개가 먹어선 안 되는 양파, 파, 마늘 등의 재료가 들어가 있다"면서 "소량을 먹는 것이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은데 큰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의사들에 따르면 음식 중 짜장면을 먹고 탈이 나 병원을 찾는 반려견이 가장 많다. 한 반려견은 견주가 남긴 짜장면을 먹고 쓰러진 뒤 계속되는 혈뇨로 4일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짜장면 양념에 들어간 양파 때문이다.

양파를 비롯한 파 종류엔 개에게 심각한 용혈성 빈혈을 유발하는 치오설페이트가 함유돼 있다. 이 치오설페이트는 조리 과정을 거쳐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심각한 경우 개가 먹고 죽을 수도 있지만 상당수 보호자는 '짜장면에 들어간 양파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소량의 음식도 큰 탈을 일으킬 수 있다. 반려견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급여한 음식이 끔찍한 화를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이 정도는 잘 소화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먹인 음식물로도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과일 등에 들은 씨앗을 삼켜 장폐색으로 병원을 찾는 반려견들도 더러 있다. 특히 치와와, 요크셔테리어와 같은 소형견들에겐 작은 씨앗도 문제가 된다. 장폐색의 경우 장을 열어 씨앗을 제거해야만 한다.

먹다 남은 음식을 몰래 주워 먹어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일도 흔하다. 조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뜨거운 음식을 몰래 훔쳐 먹다 입안에 화상을 입는 경우, 한 입 크기의 과일을 꿀떡 삼켰다 기도가 막혀 죽은 경우, 보호자가 먹고 뱉은 과일 씨를 주워 먹고 혼수상태에 빠진 경우 등이다.
 

0
마이펫뉴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