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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거짓말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7-06-07 08:49:58
  • 수정 2017-06-07 08: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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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팟캐스트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인문학은 이제 TV 예능프로그램 소재가 될 만큼 대중적이다. 그러나 ‘인문학 열풍’이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대학에선 오히려 인문학 전공이 통·폐합되고 있는 실정. 인문학마저도 상업화해야 살아남는 것이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책은 인문학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라고 이른다. 대학 교양학부 교수인 저자는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동·서양의 지배문화에 대한 비판적 관점 없이 무조건 인문학을 찬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고대 그리스에 대한 한국사회의 ‘도착증’을 비판한다. 그리스인은 단군신화를 모르는데 한국인은 그리스신화를 잘 아는 사실에 의문을 던진다.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도 알고 보면 당시 이집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히틀러가 제국주의의 롤모델로 삼은 것이 그리스·로마였다는 점에서 그리스에 대한 인문학의 맹목적인 추종은 위험하다고 꼬집는다.

인문학 열풍에 든 반기는 적잖이 부담스럽지만 인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은 흥미를 끈다. 아리스토파네스 희극과 에우리피데스 비극에 각각 보수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이 담겨 있다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최근 인문학 열풍에 싫증을 느낀다면 추천할 만하다.

박홍규 지음/ 인물과사상사/ 492쪽/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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