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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 편집부
  • 등록 2013-09-03 18:04:40
  • 수정 2013-09-03 18: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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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의 남겨진 동물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에서 일어난 지진에 이은 쓰나미.
이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방사능을 대량 유출한다. 이어지는 재난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삶의 터전을 잃고 현재도 타지를 떠돌고 있다.

이 사고로 후쿠시마 지역 동물들도 인간과 비슷한 고난을 겪고 있지만 주요 관심에서는 벗어나 있다. 상상하기 힘든 재해 앞에서 사람들이 무력감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관심에서 벗어난 생명들이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유고슬라비아 내전 등 분쟁지역을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던 오오타 야스스케의 저작이다.

그는 1958년생으로 1995년 고베 대지진도 취재했지만 2011년 원전 폭발 사태에 전율했다. 분명 수만 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이고, 인간은 물론 그곳에 사는 동물도 목숨을 잃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사는 반려인인 저자는 하나의 생명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사고 직후 후쿠시마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그가 본 것은 지옥이었다.

피난령이 내려져 급하게 피난을 떠났던 사람들은 모두 금방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개를 개집에 묶어두고, 고양이를 방에 두고 떠났는데 돌아갈 수 없게 되자 그 동물들은 모두 굶어죽었다. 다행히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 동물들도 주린 배를 쥐고 거리를 떠돈다.

책 속에는 사람이 떠난 집을 지키는 충견들, 떠난 사람 가족을 기다리는 고양이들, 축사에서 굶어 죽어가는 가축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원전 사고 후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잃어버린 가족을 기다리고, 사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바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렵게 살아남아 가족과 재회한 행복한 동물도 있고, 새로운 가족을 만난 동물도 있고, 아직도 집에서 오지 않은 사람 가족을 기다리는 반려동물이 있듯 사람들도 가족을 찾고, 기다린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말한다. 후쿠시마는 ‘기다리고 있다.’고. 동물뿐 아니라, 땅도, 사람들이 살던 집도, 벚꽃나무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동물들이 죽음의 땅에서 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듯, 15만 명에 이르는 후쿠시마 원전 난민들도 기다리고 있다.

136페이지에 책 가격은 1만 1,000원.

▲ 출판사 소개 = 동물전문 1인출판사 「책공장더불어」는 2006년도에 출간한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를 첫 책으로 ‘동물과 사람의 관계, 생명과 생명의 관계’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있다. 인간이 다른 종들과 더불어 살기를 권하는 책들이 「책공장더불어」의 출간 리스트에 올라있다.

김보경 대표는 여성지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활동했다. 『19살 찡이, 먼저 나이 들어버린 내 동생』,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를 썼고,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를 번역했다. 한겨레신문에 <김보경의 달콤한 통역 왈왈>을 연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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