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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조지와 존은 소금 맛이 나면서 바삭바삭하고 식초처럼 톡 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튀김과 가리비를 신문지 위에 놓고 둘러앉았다." 1956년 아직 소년 밴드였던 비틀스 멤버들이 연주를 한 뒤 식사하던 모습이 자세히 묘사되자마자 튀김옷을 입은 감자칩인 '가리비'의 친절한 레시피가 등장한다.
유명 예술가 50여명의 식단과 레시피는 이 희귀한 책에서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복원돼 나온다.
그들의 식습관은 예술 스타일과도 잘 어울렸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여성을 저녁식사에 초대했을 때 초콜릿 소스를 바른 바닷가재가 나온다면 '같이 자고 싶다'는 얘기였다. 은둔의 작가 샐린저는 유기농 양고기를 얼려 살균한 뒤 섭씨 150도 이하에서 요리해 먹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음식 취향은 수많은 남편들만큼이나 다채로웠다. 책을 다 읽을 무렵이면 식탁이 예술의 일부이며 때론 원천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피오나 로스 지음/ 김민수 옮김/ 이론과실천/ 476쪽/ 2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