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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7-09-08 11:02:41
  • 수정 2017-09-08 1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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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우리가 거의 조절할 수 없는 자동적인 반응이다. ”

침팬지는 맹수에게 다친 친구를 보살펴주고, 코끼리는 우울해하는 어린 코끼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르렁 소리를 들려준다. 돌고래는 아픈 동료가 익사하지 않게 수면 가까이 떠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은 얼굴, 신체, 목소리에 자동으로 반응하며, 이 세상에 나온 첫날부터 공감을 시작한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원숭이와 침팬지, 고릴라 등의 영장류 동물을 비롯해 고양이, 늑대, 돌고래, 새, 코끼리 등 수많은 동물에게서 관찰되는 여러 가지 행동을 통해 ‘공감’이 진화적으로 뿌리가 깊은 동물적 본능임을 밝혔다.

드 발에 따르면 공감 능력의 진화는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을 이끌어 왔다.

인간은 이윤을 추구하는 동물로써 신분과 영역, 식량 확보에 관심을 집중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도로 협동적이고 불의에 민감하며 대개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다. 드 발은 이 두 가지 성격의 경향 중 한쪽을 간과하는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순전히 시장의 힘으로만 형성된 사회는 부를 생산해낼 수는 있어도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단합이나 상호 신뢰를 끌어내진 못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이들이 부의 축적을 위한 자유 시장 원리가 조금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사람들은 공생을 위한 협동과 결속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게 됐다.

드 발은 공감이 생존에 기여하는 진화적 가치를 이해하면 탐욕의 시대와 작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2009년 원서 출간 당시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강렬한 영감을 주며 주목받았다.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는 유대의식과 공정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계선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 옮김/ 김영사|368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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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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