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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속의 철학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7-12-16 10:09:28
  • 수정 2017-12-16 10: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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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프란츠 카프카)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갑자기 벌레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잠자를 구성하고 있던 물질적 속성이 달라졌음에도 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잠자를 이전과 동일한 ‘인간 잠자’로 취급한다. 우리가 ‘주체’라고 믿고 있는 ‘자아 규정’에 대한 ‘한계’는 어디까지인 것일까. 인생의 서술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에는 일상의 철학이 녹아 있다. 철학사상에 대한 거창한 사유가 아니라 할지라도 ‘가치의 양자택일’, ‘윤리 판단의 규준’, ‘인간의 본질’, ‘인생의 의미’ 같은 것들은 문학작품의 주인공들이 일상적으로 부딪치고 고민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평범한 독자들이 작품을 읽으며 그런 문제들에 대한 철학적 기준이나 가치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철학과 문학 분야의 탁월한 지성으로 손꼽히는 박이문이 젊은 시절,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15편을 철학적 관점에서 사유한 문학철학서이다. 카프카의 『변신』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처럼 잘 알려진 작품은 물론, 로런스의 『사랑하는 여인들』이나 실로네의 『빵과 포도주』처럼 다소 생소한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이 문학작품들이 담고 있는 철학적 의미와 작가의 가치관 등을 통해, ‘주체성’, ‘자아’, ‘실존’, ‘부조리’ 같은 현대철학의 기본 개념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고 있다.

박이문 저/ 일조각/ 254p/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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