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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고용된 사람들>은 '한국의 자영업자 보고서'라는 부제처럼 자영업자를 집중 해부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4명 중 1명 꼴(26%). 이같은 비율은 OECD 국가 중 그리스, 터키, 멕시코에 이어 4위를 차지할 만큼 높다. 자영업도 실로 다양하다. 농민, 건설업 종사자 등을 비롯해 1인 자영업자, 무급 가족 종사자도 포함된다. 택배기사, 치킨 배달원, 서비스센터 수리기사 등 노동자에 가깝지만, 법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직도 있다.
자영업자의 현실이 녹록지 않음은 당연지사.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107만 명이 창업했고 74만 명이 폐업했다. 폐업자 가운데 2년 내 폐업한 경우가 40%에 달한다. 이뿐 아니다. 주택담보부채보다 더 심각한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생계형 부채, 밤늦도록 온 가족이 매달려야 하는 긴 노동시간, 높은 임대료, 불투명한 노후 보장, 자영업자의 탈세를 조장하는 구조와 풍토 등은 자영업자 문제 해결이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책의 표현대로 '자영업의 현실은 한국 사회·경제의 축소판'인 셈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신'자영업 시대를 맞아 좀 더 '바람직한' 미래 노동시장이 되기 위한 정책 제안도 덧붙인다. 입시 도구에 머무른 교육 정책 개선,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대한 재교육, 기본소득 도입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잠재적 자영업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주목해야 할 정책이 분명하다.
김도균 김태일 안종순 이주하 최영준 지음/ 후마니타스/ 316쪽/ 1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