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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으로 루소 같은 ‘위인’들의 여성혐오, 차별을 풍자한다. 부제는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 다윈, 칸트, 모파상 같은 당대의 과학자, 철학자, 예술가들이 여자를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를 신랄한 유머를 곁들인 그림으로 비판한다. 사람들은 추상 대수학의 황금시대를 연 에미 뇌터, 근대 과학사 최초의 여성 과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 흑인 여성으로 최초로 시집을 출간한 필리스 위틀리 이름을 알지 못한다. 지은이는 이들이 남성에게 겪은 조롱, 무시도 풍자한다.
출판사는 번역 출간을 두고 이렇게 썼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여전히 100 대 68이라는 걸 지적하면 ‘여자들은 그만큼 능력이 없고, 일을 적게 하고, 일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댓글이 전광석화처럼 따라붙는 우리 현실에, <여자라는 문제>는 국적만 바꾸면 거의 ‘대한민국 여혐 보고서’와 마찬가지인 셈이니 말이다.
한편으로 이 책은 오늘날 여전히 남아 있는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여자들에게 건네는 격려이기도 하다. ‘타락한 여자’라는 낙인을, 못났다는 조롱을, 김치녀와 된장녀, 맘충, 꽃뱀, 창녀, 꼴페미라는 딱지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낙인찍혔던 여자들과 낙인찍었던 남자들 중 어느 쪽이 오늘날 웃음거리가 되는지를 보라고. 그러니 무서워 말고 앞을 보고 나아가라고. 마음껏 떠들고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되고 싶은 것이 되라고. 우리 사회는 당연한 것에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의아함을 드러내고,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되어왔다.”
재키 플레밍 저/ 노지양 역/ 책세상/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