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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음식학…’의 저자 공만식 박사는 국내 ‘불교 음식학’의 유일한 전문가다. 이 책은 그의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박사학위 논문인 ‘팔리 문헌으로 본 초기 불교 승가의 음식과 욕망’을 한글화한 것이다. 그는 초기불교의 팔리어와 대승불교 문헌을 통해 불교의 음식에 대한 근본적 인식과 그 변화 등을 살펴본다.
초기 불교의 우주론 속에 스며있는 음식에 관한 인식은 팔리어 경전인 ‘아간냐경’에 나와 있다. 처음에 중생은 배설물이 생기지 않는 ‘미묘한 음식’을 먹고 살았지만, 악행을 저지르면서 ‘거친 음식’을 먹게 되고, 그로 인해 몸 안의 배설물을 배출하기 위해 남녀의 성기가 생겨 성적 쾌락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태초의 낙원 상태를 상실케 한 결정적 요인을 음식에서 보았다는 점에서 기독교 성경의 선악과를 연상시킨다. 붓다 당시 인도 수행자들의 극단적인 고행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붓다는 음식의 과도한 절제보다 적당한 섭취는 깨달음을 얻는 데 이바지한다는 중도(中道)의 길을 제시했다. 단지 음식에 대한 ‘탐착’은 다른 지나친 욕망과 마찬가지로 경계했다. 또 초기불교 시대부터 육식이 금지된 것은 아니었으며, 불교가 중국으로 간 대승불교에 와서 전면적 금지가 이뤄진다. 음식에 대한 근본적 갈애를 제거하기 위해 염처(念處) 수행을 강조하게 됐다.
저자는 음식에 대한 절제는 수행을 위한 계율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시대적 상황이나 문화, 종교 수행자에 대한 재가자들의 윤리적 기대치 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공만식 저/ 불광출판사/ 2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