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개로 인해 갈등을 빚는 이웃들이 많아지고 있다.
밤이고 낮이고 짖어대는 개를 방치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으르렁거리며 공격성을 드러내는 반려견을 방치하는 견주들. 개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이웃의 개에게 해코지를 하는 사람들. 개싸움이 사람싸움으로 번지며, 심한 경우는 상해치사 사건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있다.
몰티즈를 5년째 기르고 있다는 김연희씨는 "나도 개를 키우지만 큰 개가 다가오면 무섭다"며 "산책할 때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개가 뒤에서 뭘 하는지 안보는 견주도 많다"고 꼬집었다. 개 때문에 놀라도 견주가 상대에게 사과 한마디 않고 개만 부른 뒤 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비견주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비견주는 개에게 입마개를 씌우는 것이 아직 의무화되지 않았는데도 지나가는 견주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견주 입장에서는 죄인 취급당하는 것같아 몹시 불쾌하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을 줄이려면 결국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펫티켓'(펫+에티켓)을 지키는 것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 보행로 등 협소한 공간에서 목줄을 짧게 하고 배설물을 반드시 치워줘야 한다. 입마개 착용도 사회화 훈련이다. 따라서 견종이나 체고에 상관없이 모든 개들에게 입마개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자신의 개가 조금 사납거나 공격성을 보인다면 외출시 자진해서 입마개를 하는 것 역시 '펫티켓'이다.
비반려인들은 반려견을 보고 큰소리를 지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 갑자기 달려가서 만지는 것도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개들은 낯선 사람의 이런 모습을 자신을 공격한다고 받아들이고 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를 우리 사회구성원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인식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개들은 이제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반려인들은 개를 키울 때 양육을 위한 교육을 받고 비반려인들은 조금 이해해주면서 모두 함께 행복한 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입마개 논란을 계기로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한 시점이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담배 논란 때도 격론을 거쳐 아무데서나 흡연하면 안된다는 인식과 금연문화가 순식간에 자리잡았다"며 "입마개 논란도 공론화가 되면서 목줄 정도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는 등 좋은 방향으로 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