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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자 한민은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에서 이 궁금증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그 정도는 돼야 관우의 무용을 드러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관우는 잘 알다시피 <삼국지연의> 최고의 영웅이 아니던가? 이 책이 쓰인 시기는 중국이 이민족 몽골의 지배를 받던 시대로 추정된다. 나관중이 살았던 시대, 중국인들이 무너진 한족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고 다시 한족의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바람이 관우의 청룡언월도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이처럼 사람들이 어떻게 문화를 만들었으며, 문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다른 문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을 담았다. 물론 여러 문화 현상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및 분석까지 곁들이며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대한 역사 문화적 배경지식도 함께 담았다.
중국에 관우가 있다면 미국엔 슈퍼맨이 있다. 저자는 "1938년 슈퍼맨의 탄생은 경제공황에 시달리던 대다수 미국인의 욕망이 표출된 것"이라 해석한다. 슈퍼맨은 대공황으로 무너진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는 영웅이었던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다문화 시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상대주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열린 사고라고 강조한다. 요컨대 문화상대주의의 관점으로 전 세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자는 것. "왜 이 문화의 사람들은 이렇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에 문화상대주의는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 거야. 이제부터 그 이유를 찾아보자"며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 안에 내재된 서양인의 시선으로 문화를 판단하고 줄을 세워 왔던 편견의 프레임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줄 것이다. 또 우리와는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미개인이 아니고 야만인이 아니듯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적이나 벌레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한민 지음/ 부키/ 436쪽/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