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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지혜의 서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8-03-26 10:18:14
  • 수정 2018-03-26 1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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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 글이라면 오랜 세월 동안 유지됐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 글이 갖는 가치는 충분합니다.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값진 구슬 같은 글을 두루 꿴 구슬 덩어리 같습니다.

마음에 갈증을 덜어줄 옹달샘 같은 글,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르게 하는 회초리 같은 길, 방황하는 마음에 갈 길을 안내해주는 등댓불 같은 글,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보게 하는 거울 같은 글들입니다.

살다보면 배만 자꾸 고파지고 허리만 자꾸 굽어드는 게 아닙니다. 바르게 살아보겠다는 각오를 다잡아보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에서 어림되는 것처럼 삶의 의지도 시들해지고, 생활의 각오도 굽어듭니다. 시들해진 의지는 삶의 자세를 흐트러뜨리고, 굽어든 각오는 어리석은 이기심에 기대려 합니다.

"지혜 중에 제일은 그 무엇이든 실제로 있다고 믿지 않는 것 스승 중에 제일은 숨겨진 잘못을 공격하는 사람 가르침 중에 제일은 은밀한 과오를 가차 없이 치는 사람 친구 중에 제일은 주의와 불방일(不放逸) 실제 수행에서 제일의 그물은 원수, 장애, 질병, 고통 방법 중에 제일은 마음을 변치 않게 하는 것." 아티샤(982∼1054) - <티베트 지혜의 서>, 177쪽

한 꼭지 한 꼭지의 글로 새길 수 있는 조롱박 하나 정도의 지혜일 수도 있지만 책에서 두루 꿰고 있는 지혜를 다 새기고 난 후 얻을 수 있는 지혜는 물결 출렁대는 강물만큼이 될 수도 있고 파도 일렁이는 바닷물만큼이나 장엄한 행복을 가져다 줄 삶의 키워드를 찾게 될 수도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마티외 리카르 저/ 임희근 역/ 펴담앤북스/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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