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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8-04-21 08:26:58
  • 수정 2018-04-21 08: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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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런 유행어가 있었다. ‘~소고기 사 묵겠지’. 성취의 최고봉은 결국 소고기 사먹는 것으로 귀결되는 이 허무개그의 바탕에는 소고기가 갖는 사회적·상징적 의미가 있다.

고깃국이 귀하던 보릿고개 시절을 훌쩍 넘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인 시대인데도 소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여전히 궁극의 호사다. 때문에 조선시대에 백성들이 소고기로 잔치를 열기 바빴다는 역사적 사실은 도무지 와닿지 않는다.

이 책은 조선시대 임금부터 백성까지 예외없던 ‘소고기 탐닉’사에 대한 기록이다. 인구가 1500만명이던 17세기 후반 조선에선 하루에 1000여마리씩 소를 도축했다. 명절엔 그 숫자가 2만~3만마리까지 치솟았다. 소고기를 먹고 접대하는 문화는 조선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던 셈이다. 소에 어찌나 탐닉했던지 호두를 넣어 함께 삶으면 상한 고기 맛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는 따위의 비법도 문헌을 통해 전해내려 온다.

소가 보편적인 먹거리가 되는 과정과 선조들의 요리법, 당시 유통이나 도살 시스템이 어떠했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들로 풍성하다.

김동진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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