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고깃국이 귀하던 보릿고개 시절을 훌쩍 넘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인 시대인데도 소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여전히 궁극의 호사다. 때문에 조선시대에 백성들이 소고기로 잔치를 열기 바빴다는 역사적 사실은 도무지 와닿지 않는다.
이 책은 조선시대 임금부터 백성까지 예외없던 ‘소고기 탐닉’사에 대한 기록이다. 인구가 1500만명이던 17세기 후반 조선에선 하루에 1000여마리씩 소를 도축했다. 명절엔 그 숫자가 2만~3만마리까지 치솟았다. 소고기를 먹고 접대하는 문화는 조선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던 셈이다. 소에 어찌나 탐닉했던지 호두를 넣어 함께 삶으면 상한 고기 맛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는 따위의 비법도 문헌을 통해 전해내려 온다.
소가 보편적인 먹거리가 되는 과정과 선조들의 요리법, 당시 유통이나 도살 시스템이 어떠했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들로 풍성하다.
김동진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