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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8-05-09 08:36:47
  • 수정 2018-05-09 08: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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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와 조선처럼 아시아 풍수문명의 꽃이 찬란하게 피길 바라는 꿈이 담긴 책이 나왔다.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은 사람이 살 만한 터전을 가꾸는 일 자체였던 한국 풍수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미신처럼 격하된 상황을 안타까워한 차원석 경상대 교수가 풍수에 관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책이다.

차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각종 사료, 도판,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 등을 활용해 한국 풍수의 구체적 상(像) 을 밝히고 동아시아와 서구에서 풍수가 어떻게 연구되는지 소개해 풍수의 학문 가능성을 살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풍수이론의 본산은 중국이지만 우리에게도 나름의 사상과 논리가 있었다"며 "한국 풍수 특징은 비보 풍수다. 비보는 자연의 풍수적 조건을 사람이 보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보 풍수에는 인문 전통 속성이 있어 비보 풍수 요소는 명당풍수의 산(山), 수(水), 방위(方位)에 '사람'과 '문화'가 더해진다"며 "풍수가 자연학이라면 비보는 인문학"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한국 풍수 특징으로 생활 풍수와 사람의 풍수를 꼽았다.

한국 풍수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지역 설정과 여건에 맞춰 창의적으로 실천해온 삶의 태도이자 방식이다. 한국 풍수를 살펴보면 한민족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자연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알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 다른 특징은 불교와 오랜 만남으로 이뤄진 사람의 풍수다. 8세기 중국에서 전해진 풍수가 고려 시대 불교와 결합해 한국 풍수 고유 특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배층이 주로 왕릉, 국가 지원 사찰 건립 때 풍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백성과 자신들을 차별화했다. 풍수를 일종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조선 시대가 되면서 풍수는 민초의 삶에 뿌리내렸고 그 과정에서 불교는 '마음 명당', 즉 자연과 마음이 통한다는 명당관을 제시했다. 이후 한국 풍수는 마음의 풍수이자 사람의 풍수가 됐다.

21세기 풍수 르세상스를 꿈꾸는 저자는 마지막 '5장 현실 속으로'에서 풍수에 관해 "양적으로 많이 증가했으며 질적으로도 해석 수준이 높아졌다. 현대적, 과학적 접근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과 동아시아를 넘어

서구에서도 풍수에 관심이 커지고, 연구가 급증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고려와 조선이 그랬듯 한국 풍수가 풍수문명의 꽃을 피우길 바라는 맘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최원석 지음/한길사/680쪽/2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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