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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의 기술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8-06-10 19:38:16
  • 수정 2018-06-10 19: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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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비평가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삶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은 에세이를 내놨다.

환갑을 넘긴 저자의 생에 대한 원숙한 시선과 한발 물러선 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관조하는 가운데도 저자 특유의 시선은 무딜 줄 모른다.

그는 반세기 이상 번영을 향해 달린 한국 사회에서 평온은 현실에 안주하는 게으름이나 무기력으로 간주돼 환영받지 못했지만, '교육 지옥', '취업 지옥', '주거 지옥'에 직면해 '헬조선'을 외칠 만큼 고통스러운 지금은 평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임계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자신이 추구하는 평온은 무소유나 금욕을 통한 초월적 정신상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모저모 따질 건 따지고 챙길 건 챙기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평온이라고 설명한다.

평온을 해치는 방해물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솔직함을 빙자해 면전에서 무례하게 구는 악당은 물론 친밀함을 핑계로 상처를 주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무례한 말을 듣고 견뎌내느라 내 평온이 손상당하는 것에 비하면, 상대방의 무례를 지적하는 정도의 수고는 감수하는 게 낫다."

싫은 사람을 긍정하자고 하면서도 배려심을 발휘해 무턱대고 열린 마음을 갖자는 식은 반대한다.

대신 타인에 대해 갖기 쉬운 선입견과 편견, 부정적 신념의 위험성과 무용성을 분석함으로써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양면성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나름의 합리적 근거를 든다.

깅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308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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