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위 내에 있거나 같아야 한다. 그렇다면 진실을 말하는 쪽은 누구인가, 여성인가 남성인가? 유감스럽게도 둘 다 아니다. 소비자 행동을 추적하는 세계적인 정보 기업, 닐슨에 따르면 매년 판매되는 콘돔은 6억 개도 못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을 좀 더 솔직하게 보여주는 건 없을까?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바로 여기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해답을 '구글 트렌드'와 같은 빅데이터에서 찾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는 이야기를 구글, 네이버, 다음과 같은 거대 검색엔진에서 하기 때문이다. 실재 우리가 작고 네모난 빈칸을 통해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우리가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욕망을 가지며,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하는지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 대표적인 주제가 바로 성생활이다. 구글에 드러난 결혼생활의 가장 큰 불만이 뭔지 알고 있는가? 바로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다. '섹스 없는 결혼생활'이 '불행한 결혼생활'보다 3.5배 많이 검색되고 '사랑 없는 결혼생활'보다 8배 많이 검색된다. 그리고 대화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보다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16배 많다. 저자는 모두 전통적인 설문조사에서는 감춰져 있던 모습이라 말한다.
책은 대단히 흥미롭고 충격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새로운 사실을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인간 본성은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데이트 사이트, 포르노 사이트 등에 축적된 디지털 금광을 분석하면 사람들이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겠다. 책은 빅데이터를 제대로만 다루면 어떻게 세상을 밝히고 움직일 수 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더퀘스트/ 360쪽/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