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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꿈꾸는 자 한시를 읽어라
  • 이소영 기자
  • 등록 2018-06-25 16:39:20
  • 수정 2018-06-25 16: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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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상들이 나서는 국제 외교가에서 주목하는 문학장르가 있다. 시진핑 주석이, 이전에는 후진타오 전 주석이나 원바자오 전 총리 등이 읊조리곤 했던 한시가 그것이다.

한시는 최고권력자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시장통에서, 음식점에서 장삼이사들도 줄줄 외곤 한다. 비교 문명학과 철학으로 일가를 이룬 김필년 박사는 신간 ‘대륙을 꿈꾸는 자 한시를 읽어라’(산과 글 펴냄)에서 “중국인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그들의 정신에 바탕이 되는 문화의 정수 '한시'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몇해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서 유학했던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의 한시를 인용해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라는 한중 우호의 말을 건넨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송나라 문필가인 왕안석의 시를 인용해 ‘서로를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인생락재 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이라는 말을 했었다.

김 박사가 책에서 다루는 시인은 도연명, 이백, 두보, 왕유 네 시인이다. 그들 시인에 대해 그는 ‘힘든 시기를 살았지만 평화를 사랑하고 인간에 대해 자비와 연민을 지녔던 고귀한 심성의 소유자’라며 그들 작품의 경지는 전통 중국의 전형적인 정신세계라고 평했다.

독일에서 ‘막스 베버의 후속 연구로서의 동서문명 비교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이전에도 ‘시련과 적응, 보편사적 시각에서 이해한 중국 문명’(2001년), ‘공자의 그물’(2016년) 등의 저서를 통해 동서양을 오가는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 바 있다.

‘대륙을 꿈꾸는 자 한시를 읽어라’를 통해서 그는 도연명의 귀거래사, 이백의 장진주, 두보의 춘망 등 널리 알려진 한시를 역사적 사실 등 다양한 배경 지식과 함께 쉽게 접하도록 했다.

김 박사는 “한시를 통해 현대를 함께 살아가는 중국인들과 좀더 깊이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서구의 정신, 우리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는데도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필년 저/ 산과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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