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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이소영 기자
  • 등록 2018-07-09 18:22:39
  • 수정 2018-07-09 18: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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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아직 생소한 ‘인간동물학(Human-Animal Studies·HAS)’ 입문서.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인간동물학’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찰하는 어엿한 학문이다. 20세기 말부터 동물과 관련 있는 주제를 다루는 철학,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 심리학 등을 망라하는 다학문적 연구가 진행된 끝에 인간동물학은 비교적 최근 들어 그 개념이 정립됐다.

인간동물학은 인간과 사회와 문화에서 동물이 차지하는 위치와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융합학문으로, 인간이라는 동물과 비인간동물을 함께 연구한다.

인간사회의 많은 부분은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조화되고 인간의 목적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반려동물부터 축산과 육식문화 등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문제들만 봐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역사는 깊지 않아도 인간동물학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 카니시우스대학에서 인간동물학 석사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광범위한 인간동물학을 집대성했다. 동물에 대한 정의와 분류부터 시작해, 인간이 동물을 이용해온 역사와 방식, 인간이 동물의 행동·감정·지능·언어 등을 이해하는 방법, 동물권(animal rights)의 개념과 동물 보호운동의 역사와 현재, 인간과 동물 관계의 미래 등이 80여개의 시각자료와 함께 소개된다.

인간동물학이 현실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보여준다. 일례로 인간동물학자들이 사람을 무는 개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 견종과는 관계없이 묶인 개나 학대당하는 개, 방치된 개들이 정상적인 대우를 받는 개에 비해 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핏불과 같은 견종의 사육을 금지하는 방식의 안전대책이 무는 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돌고래와 수영하기 프로그램, 승마 치료 프로그램 등 동물을 매개로 한 치료법 역시 인간동물학의 연구영역이다. 궁극적으로 인간동물학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이해하는 학문인 동시에 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이나 법 제정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도구인 셈이다.

마고 드멜로 지음/ 천명선, 조중헌 옮김/ 공존/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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