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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사학자 레베카 조라크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와 독립영화제작자 마이클 필립스 주니어가 함께 쓴 책 <골드-금의 문화사>는 제목 그대로 금에 대한 동서고금의 문화사를 종합한 책이다. 지은이들은 ‘몸에 두르는 금’, ‘종교에서의 금’, ‘화폐로서의 금’, ‘예술 재료로서의 금’, ‘과학에서의 금’ 등 금의 다양한 쓰임새에 따라 그 역사와 의미를 살펴본다.
금은 원자 사이의 결합이 잘 풀어지지 않아 쉽게 변색되지 않는다. 또 전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속성에서 비롯한 ‘상대론적 효과’ 때문에 노란색을 띤다. 가공하기 쉬운 연성(軟性)까지 결합하면, 장식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물질이 된다. ‘몸에 두르는’ 장식이었던 금은 권력의 상징, 화폐, 예술 재료 등으로서 인간과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금은 탐욕 때문에 파멸로 향하는 인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금 채굴은 노예들의 비참한 삶에 기댔고, 언제나 전쟁과 학살을 동반했다. 금 채굴에 동원되는 수은, 화학물질 등은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옛날이나 요즘이나 금의 쓰임새는 대체로 장식용이다. “결국 몸에 금을 걸치려는 우리의 욕망은 변하지 않았고, 이 욕망이 지속적으로 환경과 인간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레베카 조라크·마이클 필립스 주니어 지음/ 임상훈 옮김/ 새터/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