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나 체이서는 예외적으로 비범한 개다. 보통 개들이 과연 단어를 이해하는지 알려면 주인의 말이 아닌 개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미국 에모리대 신경과학자 그레고리 번스 등은 인간과 개가 인지 과정에서 비슷한 뇌 지역이 관여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독특한 실험을 해 왔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장치(fMRI)에 가만히 엎드려 있도록 개를 훈련시킨 뒤 개의 어떤 뇌 영역이 활성화하는지 본 것이다. 번스 등은 과학저널 ‘신경과학 최전선’에 실린 논문에서 이런 실험을 통해 개가 익숙한 단어와 낯선 단어를 구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에게 낯선 단어를 말했을 때 청각 영역의 뇌가 크게 활성화했는데, 이 부위는 사람으로 치면 어휘의 차이를 처리하는 곳이다. 번스는 “개들마다 사람의 말을 배우고 이해하는 정도와 동기는 다르겠지만, 분명히 개들이 배운 단어들의 의미를 신경학적으로 처리하는 뇌 영역이 있는 것 같다. 파블로프의 단순한 조건반사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말을 통해 사람과 개가 가장 효과적으로 소통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개는 말보다는 시각적, 후각적 단서에 잘 반응한다. 연구에 참여한 애슐리 프리처드 이 대학 심리학과 박사과정생은 “개에게 재주를 가르칠 때 종종 말로 하는데 그것은 사람이 선호하는 수단일 뿐 개 입장에서는 시각적 명령이 훨씬 재주를 쉽고 빠르게 배우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