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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색 짙은 우리말을 마침맞게 구사하며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각글'을 남기고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칼럼니스트 김서령이 음식과 관련해 남긴 글을 모은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가 출간됐다.
형용사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그의 글솜씨는 '서령체'라고 불릴 정도로 자기만의 색이 분명했다.
밤마실 온 마을 처녀들과 아지매, 할매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입이 심심할 때 구워먹던, 밍밍하고 싱겁지만 '깊은 맛'을 가진 배추적, 햇볕을 실컷 받고 천천히 여문 쌀알을 다시 낮은 열로 뭉근히 익힌 후 오래 묵은 간장을 똑똑 끼얹어 먹은 갱미죽….
빛났지만 너무 화려하지 않았던 '서령체'의 진수를 이 책에서 맛볼 수 있다.
김서령 저/ 푸른역사/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