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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핸들러 김재용을 만나다
  • 한민이
  • 등록 2013-10-25 00:06:05
  • 수정 2013-10-26 13: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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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견종 중 도베르만의 우아함은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키워보지 않아도 한 번쯤 꿈꾸는 반려견. 이 개를 사람들은 무릇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애견 관련 직종 중 핸들러(handler)는 아직까지 생소하다. 하지만 핸들러는 도그쇼(애견 전람회)에 출진하는 개들을 더욱 빛나고 고귀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핸들러의 역할이 곧 출전한 도그쇼의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려해 보이는 도그쇼 현장, 그 안에 주인공은 물론 유수의 견종들이겠지만 핸들러의 역량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심사위원의 까다로운 심사평이 끝나고 몇몇의 같은 견종들 중 하나가 1등이 되는 시간, 핸들러의 생활이 오직 쇼견 에게만 맞춰질 수밖에 없는 일상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핸들러는 애견 선진국인 해외에서는 전문 직종으로 매우 인기가 높고 인정받는 직업이다.
여기 도베르만 전문가이자 프로 핸들러인 김재용(37)씨가 있다, 수원에서 애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도베르만핀셔클럽 회장인 그를 마이펫뉴스가 만났다.

▲마이펫뉴스 : 핸들러라는 직업 세계가 궁금하다.
▼김재용 핸들러 : 핸들러는 오직 도그쇼를 위해 특정한 애견을 훈련시키고 관리하여 해당 도그쇼에 직접 데리고 출진하는 사람이다. 겉보기엔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아주 전문적인 기술과 오랜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마이펫뉴스 : 핸들러로서의 자격 요건은.
▼김재용 핸들러 : 가장 중요한 것은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더불어 견에 대한 욕심이 가장 중요하다. 애견을 공부하고 알고 싶은 욕심, 다른 애견보다 내 애견을 더 잘 보이고자 하는 욕심,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잘하려는 욕심 등이 꼭 필요하다. 그런 욕심은 노력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핸들러 자격증도 있는데 소정의 시험을 거쳐 자격증도 취득한다면 보다 나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

▲마이펫뉴스 : 프로 핸들러와 아마추어 핸들러의 차이는.
▼김재용 핸들러 : 아마추어 핸들러는 도그쇼 참여, 출진에 의미를 두고 단지 즐기기 위해 핸들링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사람들은 수상여부에 상관없이 단지 본인의 애견과 함께 도그쇼에 참여하여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와 반대로 프로 핸들러는 타인의 애견을 일정한 보수를 받으며 도그쇼에 맞게 전문적으로 트레이닝 하여 단순한 참가의 수준을 넘어 수상을 목적으로 출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국내에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페셔널 독 핸들러(프로핸들러)는 대략 5명 내외가 존재한다.

▲마이펫뉴스 : 핸들러의 장점과 단점은.
▼김재용 핸들러 : 가장 큰 장점은 도그쇼에 출진하여 상위권에 입상했을 때 느끼는 희열과 감동이다. 또한 수상자에게 상금은 별도로 없으며 로제트와 트로피를 받는다. 그러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개의 가치가 올라간다.
단점은 모든 애견 관련 일이 그렇겠지만, 휴가가 없다. 365일 개를 돌보고 생활해야하므로 잠시라도 시간을 비울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도그쇼에서 생각보다 저조한 결과가 나왔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자존심, 승부욕과 관련한 일이라 그런 것 같다. 핸들러에게 그곳은 전쟁터와도 같은 곳이다.

▲마이펫뉴스 : 도베르만 전문 핸들러인데, 이 견종을 택한 이유는.
▼김재용 핸들러 : 다른 어떤 견종보다 우월한 우아함이 있다. 또한 도베르만은 사람이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 내어야 한다. 귀모양이나 올바른 사지모양은 단순히 밥 주고 놀아주는 정도의 정성으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다. 총명함 또한 모든 견종의 훈련습득 능력 중 순위가 5위에 달할 정도로 그 명석함이 인정 되었다. 그리고 나는 프로인 만큼 견종의 가격도 무시할 수가 없는데 도베르만은 상당히 고가의 견종이기 때문에 쉽게 접하고 기를 수가 없는 매력도 있는 것이다.

▲마이펫뉴스 : 도베르만의 특징은.
▼김재용 핸들러 : 많은 사람들이 도베르만이라 하면 멋있는 외모와 함께 강인하고 난폭한 성격을 떠올린다. 그러나 도그쇼가 점차 일상화되면서 성격이 많이 온순화 되었고 지금은 대부분의 반려견과 같은 성격이 되었다. 한마디로 온순하고, 애교스럽다. 또한 광택이 나는 짧은 털은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데 근육이 잘 만들어진 도베르만은 가히 조각과 같은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총명하고 깨끗한 성격은 지저분한 것을 밟지 않고 스스로 몸을 깨끗이 하는 성격이다.

▲마이펫뉴스 : 대학(한양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관계가 없어 보이데 핸들러가 된 배경은.
▼김재용 핸들러 : 군대를 제대하고 공인회계사 준비를 했었다. 오로지 그것만 보고 대학 시절을 보냈었고 1차 시험 합격 후 2차 시험을 보기 전 몇 달의 시간 동안 갑작스럽게 공허한 마음이 몰려왔다. 그 마음을 달래려 평소 키워보고 싶었던 견종인 도베르만 한 쌍을 분양받아 왔다. 그것을 계기로 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청주의 애견훈련소를 찾았고 개가 좋아서 먹고 생활하며 배우는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개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마이펫뉴스 : 핸들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김재용 핸들러 : 처음에는 훈련소를 운영하며 훈련사와 도베르만 브리더를 했다. 이후 개로 인생의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애견 관련 공부를 독학으로 했고, 도그쇼를 알게 되면서 핸들러 준비를 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심사위원이 되고 싶어 소정의 절차를 거쳐 현재는 미용 외 도그쇼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마이펫뉴스 : 대형견 및 쇼독 외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은.
▼김재용 핸들러 : 집 사람이 말티즈를 좋아한다. 유명한 말티즈 브리더에게 선물 받은 모견의 새끼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너무 예쁜 아이라 집 사람이 항상 데리고 다닌다. 나이는 3살이고 이름은 망고다.

▲마이펫뉴스 : 수원에서 노블펫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김재용 핸들러 : 노블펫 아카데미는 국내 유일의 애견미용사, 애견훈련사, 프로핸들러 전문 양성 기관이다. 애견의 모든 것을 다 배울 수 있는 학원은 전국에 본원 하나뿐이며,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 총 6층의 빌딩이 모두 애견관련 시설인 곳도 본원뿐이다.
노블펫 아카데미는 ‘인성과 인품을 갖춘 애견 전문인 양성’ 기관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부분 외 인성적인 면도 중요하게 여기며 가르치고 있다. 수시입학이 가능하고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이다.

▲마이펫뉴스 : 애견훈련사와 프로핸들러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독특한데.
▼김재용 핸들러 : 핸들러 과정은 1년이며 총 300만원이다. 3개월 동안은 일주일에 세 번, 그 이후로는 도그쇼에 직접 출진하면서 배우게 된다. 수업과정 중 별도로 핸들러 자격증을 준비하고 취득할 수 있다. 더불어 프로핸들러가 꼭 배워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애견미용이다. 추후 쇼독의 미용 관련 또한 모두 맡아서 하기 때문이다.
훈련사 과정은 6개월이며 한 달 수강료는 35만원이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이며 6개월 후 시험을 거쳐 3등 훈련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마이펫뉴스 : 애견인구가 많아지면서 애견관련 직종에 관한 관심도 높아질 것 같은데.
▼김재용 핸들러 : 갈수록 관심도도 높아지고 애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보는 의식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점차 반려견화가 되어 가면서 애견을 기르는 사람들의 의식 수준도 개선되고 있다. 이런 모든 상황들은 애견 및 직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을 견인해 줄 것이고, 애견업 종사자의 수준을 드높이는 척도가 될 것이다. 다만 애겹샵에서 진료를 하는 행위라던가, 동물병원에서 분양을 하는 행위처럼 자기 본연의 근본을 지키지 못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전문 직업인은 눈앞의 경제적인 부분보다 직업의 소신과 명예를 지켜야 장기적으로 부와명예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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