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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사가 집약된 '도시'에 대한 역사책이다. 신이 자연을 창조했다면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5500여년 전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형성됐던 인류 최초 도시 수메르에서 고대문명이 탄생했다. 계급사회가 만들어지고 부유층과 빈민층이 생기면서 빈부 격차가 발생했다. 지적 활동의 산물인 문명도 탄생했다.
도시 역사에 반영된 여러 문명의 발자취 따라가며 현재 전 세계 도시의 민낯까지 파헤친다. 현대 세계 3대 도시는 GDP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경제 도시 뉴욕, GDP 세계 2위 일본의 대표 도시 도쿄, 유럽 금융 수도 런던이다. 기원 후 1000년 세계 3대 도시는 인구로 보면 코르도바, 카이펑, 콘스탄티노플이다. 코르도바는 후기 우마이야왕조 수도일 때 군신인 알 만수르의 통치 아래 북아프리카 일부와 이베리아반도 대부분을 정복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카이펑은 송나라 수도로, 도시문명이 무르익은 곳이어서 장사하러 모인 유대인들의 마을까지 있었다. 콘스탄티노플은 마케도니아왕조의 명군 바실리우스 2세가 통치하면서 로마제국이 다시 세계 최대 영토를 확보했던 시기에 해당한다.
도시 흥망성쇠는 문명의 부침이었고 도시 붕괴는 물질문명 파괴로 이어졌다. 그래도 인류의 정신문명은 이어져 현대사회에 유전되어 왔다. 시대 정신을 대변하는 도시 10곳을 파헤침으로써 공간적 페티시즘을 거부하고 역사적 장소에 초점을 맞췄다.
데구치 하루아키 저/ 김수지 역/ 문학사상사/ 360쪽/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