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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푸들 두 마리를 기르는 수의사의 반려일기이다. 누구보다도 개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개를 키우는 것은 그것과는 별개의 일임을 이야기한다.
배변교육이 하나의 예다. 수의사로서 배변교육의 중요성과 요령에 대해 고객들에게 이야기해왔지만 막상 스스로 해 보니 쉽지 않았다. 배변 패드를 거실에 깔아놓으니 누라는 똥·오줌은 안 누고 패드를 갈갈이 찢어버렸다거나 그래서 할 수 없이 배변판을 놓아두었더니 아예 그곳에 올라가지 않거나 몸은 배변판에 두고 '발사'는 바깥에 하더라는 이야기는 개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다 겪었을 일이다.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간 날 개들이 휴지통을 뒤엎어 놓은 것은 물론 그 안에 들어있던 생리용품을 분해해 두 놈이 나눠 삼킨 일도 있었다.
저자는 "개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면서 "개를 키우는 것이 순간의 기분이 아니라 심사숙고해 결정하는 무거운 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를 잘 키우기 위한 지침서가 아니라 실수담에 더 가까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홍수지 저/ 산디/ 267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