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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의 군대 (근대 일본군의 기이한 변용)
  • 김진성 기자
  • 등록 2020-01-12 1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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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은 처음부터 비합리적이고 광신적이었을까'라는 의문을 품은 저자가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 육군이 탄생할 때부터 제2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무너지기까지 과정을 추적한다.

세계적으로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격변의 시기였던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일본 육군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근대화를 이끌었다.

일본 육군은 장병들에게 규격화한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상당한 반발을 무릅쓰고 신분제로 편성된 군 인력을 정리했으며 무기 산업의 육성을 통해 공업 발전을 선도하고 합리적·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군사력을 건설·유지했다.

그 결과 일본 육군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승리를 주도했으나 그 후 성공에 도취하고 조직이 커지면서 점차 완고하고 이기적으로 변해 갔다.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진행된 전쟁 방식의 변화, 범세계적인 민주주의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방패 삼아 정부의 통제로부터 조직을 독립시켰으며 나아가 국가 방위를 내세워 국정 전반에 개입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육군의 대외 강경책은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졌다. 미군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서 무너지는 가운데서도 대외 강경책, 결사 항전, 정신주의 등을 끝까지 고집하며 자신들의 오판을 인정하지 않았던 일본 육군의 광신적 행태는 패전과 천황의 항복 선언 이후에야 멈췄다.

저자는 "군대는 본래 합리적이어야 하지만 근대화와 성장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하게 된 일본 육군은 그 도전에 대응하는 사이 조금씩 변하게 된 것"이라면서 "근대화와 성장이 비합리성과 광신주의를 낳았다고 한다면 이것도 일본군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썼다.

도베 료이치 저/ 윤현명, 이승혁 역/ 소명출판/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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