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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언제나 미래를 예견하고 싶어 했다. 다가올 시간에 무슨 일이 펼쳐질지 알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몇 시간 후 어떤 강력범죄가 발생하는지 보게 돼 범죄율이 0%에 근접해 가는 2054년 워싱턴을 상상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이 책에 따르면 우리는 애써 기술을 발명하려고 할 필요도 없이 이미 미래를 보며 살고 있다. 바로 인간 뇌가 5분의 1초 뒤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해, 그것이 '현재의 상'이라고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시각에 입력된 정보가 뇌에서 해석되는 데 발생하는 시차인 5분의 1초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저자는 말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평생을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면서 보낸다."
우리 시대 가장 흥미로운 설명문을 쓰는 저술가 빌 브라이슨이 돌아왔다. 우주, 집, 자연을 파고든 그의 관심은 이번엔 몸에 꽂혔다. '바디 : 우리 몸 안내서'는 미생물부터 피부, 소화기관, 잠의 원리까지 인간 몸의 거의 모든 부분을 훑는다. 그는 "우리는 따뜻하고 얕은 바다에서 떠다니는 단세포 방울로서 기나긴 역사를 거치는 여행을 시작했다"며 이 책이 몸에 대한 역사서이자 일종의 여행기라는 점을 밝힌다.
단언컨대 모든 생물학 교과서가 이런 식으로 쓰였다면 학교에선 더 적은 생포자(생물학을 포기한 사람)가 발생했을 것이다. 저자가 개념을 풀어내는 방식 덕분이다. 그는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님에도 역설과 반전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기울인다.
빌 브라이슨 지음 / 이한음 옮김 / 까치 펴냄 / 2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