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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장의사로 일하는 20대 여성이 장례식장 경험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덟 살 때 우연히 쇼핑몰에서 추락사한 아이를 보고 죽음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갖게 됐다고 한다.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며 죽음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에 관해 공부했다. 졸업 후 화장터에서 일하게 된 것도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방편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죽음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유쾌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중세 마녀들은 영아들을 굽고 뼈를 갈았다는 혐의로 부당하게 죽었지만 실제로 영아들을 굽고 뼈를 가는 나는 가엾은 부모들로부터 '잘 보살펴주고 염려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는다"고 쓴 것이 한 예다.
죽음과 시신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책을 쓴 이유는 "우리가 가진 모든 창의적, 파괴적 충동의 원동력이 되는 죽음을 가까이에서 이해할수록 우리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케이틀린 도티 저/ 임희근 역/ 반비/ 360쪽/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