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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을 맞이하기 전, 숙고할 할 것은 따로 있다
기대수명이 100세인 시대가 온다는 뉴스가 보도된 후, 사람들은 오래 살게 된 만큼 정년 이후의 삶을 인생2막이라고 부르며,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우리가 100세까지 건강하게 산다면 인생2막이라 부를 만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만, 젊은 시절 몸 돌볼 시간 없이 일할 수밖에 없던 사람들에게 노년기는 팍팍한 삶의 연장일 뿐이다. 건강한 노인은 자금의 여유가 생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병원비 등이 적지 않게 들면서 사실상 노년기를 가난하게 보낼 수도 있다.
나에게 닥친 노년기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그간 살아오면서 쌓인 지혜를 제대로 실현하면서 살아가려면 실질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시중에 출간된 노년을 다룬 책의 대부분이 ‘마음가짐’ 중심으로 다루었다면, 이 책은 마음가짐과 실질적인 조언의 비율을 3 : 7로 안배하여 노년기를 좀 더 알차게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입해야 할 보험 조건, 간병인 선정시 유의할 점, 요양원에 갔을 때 주변인(가족, 친척 등)이 주의할 점, 병문안 갔을 때 할 말과 하면 안 되는 말, 유언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이 슬픔에 허덕이지 않을 수 있게 현명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법 등을 조언한다.
노년의 품위란 먼 산을 바라보며 점잔을 빼는 겉모습에 있지 않다. 삶이 머지않아 끝날 것임을 알지만,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그동안 살아오며 쌓은 지혜를 활용해 남은 생을 잘 살아내는 모습에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호스피스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함께 86년간 자신의 인생과 사랑, 상실 그리고 기쁨에 대해 들려주면서 나이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준다. 60세 이후에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노년의 부모에게 병을 숨길 것인가? 나의 병을 가족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사람에게는 또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주변에 노년의 어른이 있거나 자신이 곧 노년기에 접어드는 사람 모두 나이와 상관없이 읽어봐야 할 이야기를 담았다.
버나드 오티스 저/ 박선령 역/ 검둥소/ 316쪽/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