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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품귀'…반려동물용 소독제까지 찾는다
  • 김진성 기자
  • 등록 2020-03-23 07: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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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손 소독제가 귀해지면서 약국에서 판매하는 알코올도 덩달아 구하기 어려워졌다.

손 씻기는 물론이고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옷에 뿌리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소비량이 급증했기 때문.

이에 따라 몇몇 소주 회사들이 비축해 두었던 소주 원료를 소독제용으로 기부하는 뜻밖의 상황도 발생했다.

하지만 비누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알코올이 함유된 손 소독제를 자주 사용할 경우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손 소독용 알코올 젤을 21회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20회 이하 사용하는 경우보다 손 피부염의 발생률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5회 10회 정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20회 근처로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는 노인과 어린이 혹은 민감한 피부 타입의 성인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핸드크림 같은 것을 사용해서 보습 기능을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옷에 소독제를 뿌리는 경우가 있지만 권장하는 방법은 아니다.

혹시라도 옷에 묻은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는 있지만, 과도한 조치일뿐더러 효과가 작다는 것이다.

감염 자체는 주로 손을 통해 호흡기로 전염된다.

집에 오자마자 탈의하고 손을 깨끗하게 씻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서울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한건희 과장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서 옷에다가 알코올 등의 소독약을 과도하게 뿌리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큰 의미가 없다"며 "집에 돌아왔을 때 빨리 탈의를 하고, 탈의한 상태에서 손을 깨끗이 씻으면 충분히 예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약국에서 소독제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반려동물용 소독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동물용 소독제 역시 알코올로 만든 것이 많은데 살균 효과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박유림 씨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소독제를 사용했는데 요새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염려가 돼서 외출 후에 집에 올 때면 옷을 소독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물용 소독제를 사용한다면 성분 확인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간혹 락스를 희석해 사용하는 소독 제품이 있는데 옷에 뿌릴 경우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에게 쓰는 소독제를 동물에게 사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아끼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이지만 득보다 해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페놀계 세정제의 경우 고양이에게 페놀 중독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월드펫동물병원 차진원 원장(수의사)은 "사람 손 소독제에는 알코올도 들어있지만 클로록실에놀 이라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다"며 "이 성분은 사실 고양이에게는 독성이 매우 커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만큼 각각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액체 비누와 고체 비누, 손 소독제와 업소용 물티슈의 세균 살균 및 제균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액체비누와 고체 비누가 96%, 손 소독제는 95%, 업소용 물티슈는 91%를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그냥 물로만 씻어도 30초에는 91%, 15초에는 87%의 세균이 제거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값비싼 손 소독제를 구하려고 애쓰기보다 비누로 제대로 씻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출 등 제대로 씻기 어려운 경우에는 항균 물티슈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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