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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개 된 건 언제일까?
  • 이소영 기자
  • 등록 2013-11-18 23: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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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개가 된 건 농경시대가 아닌 수렵시대에 유럽에서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래전부터 서양에선 개를 ‘인간의 가장 좋은 벗(Man’s best friend)’이라고 불렀다(1821년·뉴욕리터러리저널). 하지만 같은 갯과(科)의 맹수인 늑대가 언제 어떻게 길들여져 오늘날 인간의 친구가 됐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최근 핀란드 투르크대의 올랩 탈만 교수 등 국제 연구팀이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온라인판을 통해 이에 대한 실마리를 내놨다. 과거 유럽에서 살다 멸종된 늑대가 오늘날 개의 조상이며, 수렵채집 시대에 늑대의 가축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간 고고학적으로 개의 기원을 밝히기 어려웠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늑대와 개가 뼈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닮았고, 오늘날 늑대와 개는 전 세계에 고르게 살고 있는 데 반해 고대의 늑대·개 화석은 주로 유럽에서만 발굴됐다.

연구진은 개의 조상을 찾기 위해 미국·러시아·벨기에·독일 등에서 발견된 고대 갯과 동물의 화석 18종(개 8종, 늑대 10종으로 추정)에서 미토콘드리아DNA(mtDNA)를 채취했다. 이를 살아 있는 개 77종, 늑대 49종, 코요테 4종과 염기서열을 대조했다. 그 결과 오늘날의 개 유전자는 고대·현재를 막론하고 유럽의 늑대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가 동남아 혹은 중동에서 기원했을 것이란 기존 학설과는 다른 결과다.

연구진은 또 유전자 변형이 나타난 시기 등을 근거로 1만8800~3만2100년 전쯤 늑대의 가축화가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에서 수렵채집 인구가 가장 많았을 때다. 인간이 사냥을 통해 잡은 고기를 얻어먹으며 늑대가 길들여졌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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