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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의미소로 된 낱말의 다양한 용례를 통해 낱말 구성의 원리와 그 실제를 톺아본다.
신(身)과 체(體)는 다 '몸'을 의미하지만, '인신매매', '인체공학'이라는 말은 있어도 '인체매매', '인신공학'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크게 봐서 '신'은 인격체를 포함하고 '체'에는 '정신'의 요소가 없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시신'은 '시체'보다 '점잖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설명에는 일리가 있다.
'신'과 '체'를 설명한 장의 말미에는 각각의 글자가 들어간 낱말들의 목록을 정리했는데, 두 글자를 교차해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둘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확연히 뜻이 구분됨을 알 수 있다.
안(顔)과 면(面), 용(容)과 모(貌)도 비슷한 방식으로 구분된다. '안'과 '용'은 감정·태도·인격 등 내면을 표현하는 얼굴이며 '높임'의 의미가 포함된다. '면'과 '모'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초점을 둔다.
이들을 포함해 모두 16개의 표제어와 그로부터 파생된 69개 의미소에 딸린 낱말과 표현 3천여가지를 제시하면서 차이를 설명한다.
김철호 저/ 돌베개/ 367쪽/ 1만5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