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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현빈, 탕웨이 주연)의 제작자 이주익이 돼지국밥과 엠파나다에서 떠올린 영화 속 음식의 독특하고 색다른 맛
〈변호인〉〈강철비〉〈올드보이〉에서 〈인터스텔라〉〈대부〉〈아마데우스〉까지, 무심히 놓쳤던 달콤하고 얼큰한 ‘영화의 맛’을 즐긴다
〈만추〉의 김태용 감독,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 추천
매일 먹는 음식도 영화에만 나오면 특별합니다. 별것 아닌 김치찌개, 짜장면, 국수 한 그릇이 영화 속 인물이 먹으면 웃음과 눈물, 질투와 서러움의 음식이 됩니다. 눈으로 느꼈던 감정이 따뜻한 국물과 함께 목을 타고 넘어가 온몸에 퍼집니다. ‘영화의 맛’은 영화 속 인물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놀라운 영매입니다. 아지랑이처럼 솟는 얼큰한 냄새, 손끝에 전해지는 따뜻한 그릇의 온기, 살짝 누르는 이에 전달되는 몰캉한 고기의 탄력, 혀끝에 느껴지는 단맛 짠맛 감칠맛.
이 책에서는 영화에 나온 ‘그 음식’이 맛있는 이유를 영화적 맥락과 인물의 성격, 요리의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애니메이션 〈메밀꽃 필 무렵〉을 통해 막국수의 시원한 맛을 알아보고, 굶주림을 덜어주던 조선 시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와 고도 성장기로 이어지는 메밀의 변신, 구황음식에서 별미의 상징, 웰빙의 일상음식으로 진화하는 메밀 요리를 통해 서민들의 식생활도 살펴봅니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만두 삼국지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지는지도 알아보고,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중국 음식이 미국으로 건너가 야근하며 고픈 배나 채우는 배달 음식이 된 사연도 영화 속 인물과 함께 살펴봅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해리슨 포드가 먹던 포장마차의 아시안 누들은 30년이 지난 지금 전혀 낯설지 않은 현실 풍경이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설명으로는 느낄 수 없는 음식의 맛과 사연을 영화 속 인물과 이야기를 통해 더욱 애틋하고 절실하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주익 저/ 계단/ 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