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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옳았다
  • 박서현 기자
  • 등록 2020-10-12 05:55:22
  • 수정 2020-10-12 05: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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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삶의 철학이다. 냉철히 파악되는 천지 대자연의 엄연한 질서를 탐구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좋은가를 이야기한다. 노자는 부쟁(不爭)을 말하면서 우리 문명의 근본적 자세변환을 요구한다. 우리의 미래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라고 한다.

노자는 정치철학이다. 노자의 전편에 깔린 진정한 주어는 성인(聖人)이다. 성인의 성(聖)은 성(聲)이기도 하다. 성인을 주어로 한 가르침은 바로 정치적 리더쉽에 관한 문제다.

노자가 가르치는 무지, 무욕, 무위의 철학을 통해 사람들 간 신뢰 형성이 제대로 된 정치 리더쉽이고, 그것이 바로 평화의 원천이 된다고 말한다.

노자는 또한 통 큰 우주론적 사유다. 노자에 따르는 인간은 자잘하지 않은 웅혼한 인격이 된다. 노자는 그 포괄적 사상체계가 인간 사유의 원점으로서 정합적으로 인지되는, 통합적 비젼의 철학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겪는 인류에게 절실해진 사상이다.

철학자인 저자 도올 김용옥은 20대 초반의 대학생 때 김경탁, 김충렬 두 분 교수를 통해 노자를 접하고부터 학문의 진로를 동양철학으로 확고히 했다.

특히 2000년을 맞아 EBS에서 진행된 노자강의의 인기는 깊이 있는 노자사상을 국민들에게 내면화시켰고, 방송을 통한 지적 담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방송강의를 통한 인문학의 붐이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20년을 더 숙성하여, 지금 나온 이 책 '노자가 옳았다'는 도올의 노자연구 50년을 총결산하는 노작이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과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는 현재 인류문명을 위기상황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난관을 돌파하는 사상으로서 노자철학을 유일한 희망으로 제시한다. 노자 원문이 번역됐다. 우리 한국어로도 노자의 원문이 명료하게 시적으로 감동적으로 전달된다.

김용옥 저/ 통나무/ 504쪽/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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