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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쁨 중독
  • 한지현 기자
  • 등록 2020-12-31 07:34:54
  • 수정 2020-12-31 07: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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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선이고 게으름은 악이다. 분명 현대 사회는 이렇게 일러주고 경고한다. 일이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건 안타깝게도 최근에 생긴 현상이다.

중세 소작농은 평균적으로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적은 시간 일했고, 훨씬 더 긴 휴가를 즐겼다.

그들은 하루 8시간 이하 일했으며 적어도 1년의 3분의 1은 쉬면서 성인의 축일을 기념하고 특별한 행사들을 치렀다. 심지어 기원전 4세기 중반까지는 공식적인 축제일만 거의 6개월에 달했다.

기술이 발전하면 노동 시간도 줄어야 맞지만, 역설적으로 노동 시간은 점점 늘어날 뿐이다. 산업화 이후 시간은 돈으로 환산되면서 ‘게으름은 비도덕적 행위고, 근면은 도덕적 행위’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직원들이 얼마의 임금을 받건 장시간 일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특히 아무 의미 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게으른 짓’은 할 수가 없다. 이에 지쳐 힐링을 외쳐대는 사람들도 실상은 다르지 않다. ‘멍 때리기’마저 대회를 열어 경쟁하기 바쁠 정도니까.

저자는 경제적 안정만 찾으면 자신의 삶이 금방 여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TEDx 영상이 20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말센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전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때 깨달은 건 자신이 지독한 ‘바쁨 중독’에 빠져있다는 사실이었다.

저자는 “나뿐만 아니라 현대인 대다수가 이 약도 없는 중독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여유가 있는 ‘진짜 삶’을 되찾을 6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자신의 업무 방식을 파악하라 △미디어 속 삶에 집착하지 마라 △책상에서 떨어져라 △여가에 투자하라 △진정한 관계를 맺어라 △안목을 넓혀라가 그것.

생존을 위해 바삐 사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쉬는 시간조차 죄책감을 느끼며 즐기지 못하는 것은 그만두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 조언이다.

셀레스트 헤들리 저/ 김미정 역/ 한빛비즈/ 408쪽/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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