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면 고령 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우리사회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5.7%를 넘어서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5년에 20.3%에 달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2060년에는 무려 43.9%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해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그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계획하고 준비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또 나이가 들면서 어느 날인가부터 까닭 없이 몸에 힘이 빠지고 움직이기도 싫어 집에서만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듣게 되면서 우울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미수(米壽, 88세)를 넘겨 구순을 바라보는 이상규 변호사는 동년배인 가까운 친구들이 차례로 세상을 뜨고 남은 사람들도 거동이 불편한 몇 명 정도에 불과한 현실을 자각하면서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친구들이 드문드문해지면서 자연히 노인이나 나이 듦에 관한 관심이 깊어지게 된 이상규 변호사는 자신의 경험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눈여겨보면서 “늙는다는 것과 나이 든다는 것은 다르다”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늙음’은 문젯거리로 여겨지는 사례가 많지만, ‘나이 듦’은 그저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이 바뀌어 옷을 갈아입는 정도의 일일 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계절이 바뀐 것이 문제가 아니고, 계절이 바뀌었음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이었던 것이다.
미수(米壽, 88세)를 넘어 구순을 바라보는 이상규 변호사가 늙음에 대한 회한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길을 제시한 ‘우아하게 나이 들기’를 펴냈다.
“사람은 물질인 육신과 정신인 마음으로 이루어진 것인데도, 이 육신을 ‘나’로 알고, 그 육신에 병이 나거나 늙어가는 것을 보면 만사가 저조해지고 우울해진다. 그러나 정작 이 육신을 움직이고 지배하는 것은 마음”이라고 전제한 이상규 변호사는 어떻게 하면 노령기를 우아하고 값지게 보낼 것인지를 통찰해 이 책 ‘우아하게 나이 들기’에 옮겼다. 1950년대 초 고등고시 행정과와 사법과에 합격한 후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제처 법제관과 문교부 차관, 고려대 법대 교수 등을 역임한 저자는 회갑을 넘기며 불교 공부에 몰두해 ‘금강경’ ‘화엄경’ ‘아함경’ ‘능가경’ ‘열반경’ ‘유마경’ 등 경전 관련된 책을 펴내는 등 불교적 통찰이 깊어졌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상황, 국내외 간행물 등을 통해 습득한 것을 종합해 노인이 조금이라도 더 값지고 보람 있는 여생을 즐길 수 있는 길잡이를 그려내기 위한 것이다.
책에서 ‘사람의 삶’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저자는 ‘늙음은 익어가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공(空)’이 무(無)가 아니고 상호의존관계의 바탕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공과 생사’의 문제를 고찰했다. 그리고 ‘우아하게 나이 들기’의 방법으로 건강 유지하기, 욕심을 줄이고 만족함을 알기, 늙음은 인생의 보람, 마음 가꾸기, 숙면하기, 죽음을 이해하고 대비하기 등에 대해 고령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규 저/ 해조음/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