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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한자로 읽는 동양문화(전 2권)
  • 김준동 기자
  • 등록 2021-04-11 10:47:58
  • 수정 2021-04-11 10: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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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세계가 흥미롭다. 예컨대 공(公)과 사(私) 같은 다소 추상적인 의미를 가진 글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 개인의 삶이든 국가의 운영이든 대개 공과 사가 분명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적지 않은데, 문자의 연원을 통해 옛사람들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경성대 중문과 하영삼 교수에 따르면, 처음에는 둥근 원을 그려 인간의 사사로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원을 그리기 전에는 안과 밖의 구분이 없었는데, 원을 그려 경계가 나누어지면서 내외의 구분, 나와 남의 차별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둥근 원이 글자로 발전한 최초의 모습이 ‘厶’였다. 여기에 곡물을 뜻하는 ‘禾’가 더해지면서 오늘날 우리가 쓰는 ‘私’가 되었다고 한다.

사사로움의 반대말인 공정함을 뜻하는 ‘公’도 ‘厶’에서 파생되었다. ‘公’은 사사로움의 ‘厶’ 위에 ‘여덟 팔(八)’을 덮어씌운 모양이다. 사사로움을 나누어 없애는 의미가 ‘公’에 담겼다고 한다. 이런 문자의 역사는 2000년 이상이나 오래되었는데 요즘 세태를 보면 우리는 여전히 공과 사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공과 사를 포함해 모두 24개의 한자를 통해 한자 문명권의 오래된 문화적 연원을 추적하고 있다. 공과 사처럼 철학적 의미를 담은 한자의 유래를 고찰하면서 동시에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하영삼 저/ 도서출판3/ 각 1만 7,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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