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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선로에서 시각장애인 구한 '안내견'
  • 김진성 기자
  • 등록 2013-12-20 22:17:09
  • 수정 2013-12-20 22: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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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60대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지하철 승강장에서 추락했으나 전동차 밑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125가 할렘역에서 앞을 못보는 세실 윌리엄스(61)씨가 안내견과 함께 승강장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마침 전동차가 진입하는 순간이어서 미처 구조할 시간이 없는 상황이었다.

승강장에 있는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고 전동차 기관사는 비상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전동차 두 량이 그들 위로 지나가고 말았다. 끔찍한 사고가 예감된 순간,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전동차 밑에서 사람과 개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목격자인 다냐 구티에레즈(19)는 “그 노인이 개와 함께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가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돌이켰다.

이들을 발견한 지하철역 직원은 감전 등 또다른 사고를 막기 위해 “침착해라. 곧 구조될테니 움직이지 말라”고 거듭 소리쳐 안심을 시켰다.

구조 직후 인근 세인트 루크 병원으로 후송된 윌리엄스는 떨어질 때 충격으로 머리가 약간 멍들고 찢어졌을 뿐 다른 상처는 없었다. 11살 된 안내견 올랜도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윌리엄스는 “올랜도(안내견)가 나를 살렸다. 전동차가 들어올 때 나를 자기 몸으로 감쌌다”며 자신의 안내견을 쓰다듬었다. 당뇨 등 몇 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는 윌리엄스는 잠시 의식을 잃는 바람에 승강장 아래로 떨어졌다. 올랜도는 중심을 잡으려고 애썼지만 주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함께 추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12월 지하철역에서 고의로 떠밀려 숨진 한기석씨의 아픈 기억이 있는 뉴욕 지하철은 올해만 해도 144명이 전동차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52명이 사망했다. 뉴욕 지하철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매년 평균 134명이 부딪치고 49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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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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