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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듀크대 진화인류학과 교수 브라이언 헤어와 진화인류학과 연구원이자 저널리스트인 그의 아내 버네사 우즈는 전작인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통해 진화의 최종 승자는 적자생존에서 살아남은 자가 아니라 친화력을 가진 존재였다고 주장했다.
4만년 전에서 1만2000년 전 사이 어떤 시점부터 늑대와는 달리 인간과 함께하는 길을 걸었던 개가 바로 그 대표적 예시 중 하나다.
저자들은 신작인 '개는 천재다'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려동물인 개의 인지능력에 주목한다. 견종에 상관없이 인간의 손짓, 몸짓을 읽어내는 테스트를 통과한 사례를 제시하며 "개와 사람의 대화는 절대로 일방적이지 않으며, 과학자들이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능력은 사실 개에 대한 연구라기보다는 인간에 대한 연구의 부산물과도 같다. 생후 9개월이 되면 엄마의 행동을 인지하고 살피는 인간의 의사소통 능력은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고유한 능력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헤어는 개 역시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낸 인물이다.
개보다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침팬지도 실패한 실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개만의 독특함이 드러난다. 지구 생물체를 탐구하기 위해 온 외계인 과학자가 인간과 가장 닮은 동물을 물어보면 틀림없이 개라고 답할 것이라고 저자가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우리를 사랑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인 개에 대해 알아가는 일은 인간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개의 지능과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다 자세히 알게 된다면 우리 역시 서로를 더욱 아끼고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긴다.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저/ 김한영 역/ 디플롯/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