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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력
  • 한지현 기자
  • 등록 2022-12-09 15:58:21
  • 수정 2022-12-09 15: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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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인간의 지배 대상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동물의 삶을 지구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책.

책의 주인공은 바이러스 폭탄을 가지고 다녔던 원숭이, 군인 194명을 구한 통신병 비둘기, 임종을 예견한 고양이 등 나름의 의식과 판단을 하며 살아간 동물들이다.

환경 논픽션 작가이자 언론인인 저자는 동물이 우리에게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한다. 인간과 협력하고, 역사에 개입하며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로서 참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팻 시프먼의 '늑대-개 가설'에 따르면 인간과 개의 동맹 덕택에 호모 사피엔스는 신체 능력이 더 우수한 네안데르탈인을 앞지르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또한 인간-범고래의 공동사냥, 인공-돌고래 공동 어업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동물은 인간과 지속해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코끼리, 유인원, 고래 등은 죽은 이를 위해 추모와 애도를 하며 침팬지는 인간의 자의식과 비슷한 정신작용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저자는 동물이 기계와 달리 '살아 있음'과 '행동 가능성'을 무기로 인간에 맞서 저항하거나 협력해 왔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일방적인 지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언제든 파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권력이 있듯이, 탈출하고 공격하고 파업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권력이 있다"고 말한다.

남종영 저/ 북트리거/ 396쪽/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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