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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 김진성 기자
  • 등록 2023-07-14 10:13:50
  • 수정 2023-07-14 10: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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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외롭다. 누가 안쓰럽게 여겨 주고 알아줬으면 하는 어린애 같은 욕망이 생긴다.

그런데 바로 그 알아주는 일이 어렵다. 우리가 아픈 원인이 무엇인지,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면 고통을 어떻게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을까?

책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부키)은 20대 초반부터 정체불명의 병에 시달린 작가 메건 오로크가 10년 동안 써 내려간 자기 이야기다.

작가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았지만 약을 먹어도 병은 낫지 않았다.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다며 도리어 환자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는 의사들을 뒤로하고, 스스로 미스터리의 답을 찾아 나섰다.

면역계의 활동과 의학사를 공부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온갖 치유법을 시도하고, 의료계 전문가들과 동료 환자들을 만났다. 자신의 고통에 대해 파고들수록 이것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았다. 저자는 자신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만성질환자에게 치유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온전히 안녕한 상태"임을 깨닫는다.

당장 죽는 병이 아니어도, 남들 눈에 괜찮아 보여도, 우리는 언제든 아프고 힘들 수 있다. 저자는 그 고유한 아픔은 절대 사소하지 않으며, 쉬이 끝나지 않는 아픔을 안고 나아가는 불확실한 삶을 이야기한다.

메건 오로크 저/ 진영인 역/ 부키/ 440쪽/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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