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뉴스=한지원 기자]
기온이 뚝 떨어지면, 반려동물과 자연스레 한 침대를 쓰는 집이 많아진다. 따뜻하고 안정감이 든다는 이유로 함께 자는데, 그럴 경우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수면의 질, 면역, 정서 안정, 피부 건강 등 여러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봐야 한다. 반려동물과 한 침대에서 자면 나타나는 놀라운 변화를 알아본다.
같이 자면 '불안 감소·수면 안정감' 올라간다
반려동물과 함께 잠들면 심박수와 스트레스 반응이 낮아지는 '안정 효과'가 보고되어 있다. 특히 강아지는 사람의 호흡 리듬에 동기화되는 경향이 있어 사용자의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수면 중 각성 횟수가 줄었다는 데이터도 있다. 또한 '분리불안'이 있는 보호자일수록 동물의 체온과 규칙적 호흡이 안정감을 높여 숙면 지속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강아지마다 '수면 간섭 강도'가 다르다
고양이는 야행성이 강해 새벽 시간대에 이동하거나 그루밍을 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 간섭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강아지는 사람의 수면 패턴을 따라가는 편이어서 함께 자도 수면 리듬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소형견일수록 주변 움직임에 민감해 새벽에 깨는 일이 잦을 수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짧은 수면과 각성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예민한 보호자라면 고양이·강아지의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잠에서 깰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뜻하지만… '털·비듬·알레르겐' 노출은 증가
반려동물과 가까운 거리에서 자면, 털과 피부 비듬·침 속 단백질이 침구에 직접 쌓이기 때문에 알레르기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재채기와 코막힘, 눈 가려움이 악화될 수 있다. 난방기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에는 실내 공기가 더 건조해져 알레르기 유발 입자가 잘 떠다니면서 자극이 강해지기 쉽다. 실제로 고양이 알레르기의 유발 입자 크기는 매우 작아서 옷·침구에 오래 남기 때문에 하루 평균 농도가 두 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정서적 유대감은 강해지지만 '경계심 증가' 부작용도
같이 자면 반려동물이 주인을 '핵심 안전지대'로 인식하면서 애착이 깊어진다. 이는 스트레스 감소와 유대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부 강아지와 고양이는 같은 침대를 쓰기 시작하면 영역 의식이 강해져 방문자나 가족 구성원에게 경계성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입양 초기 동물은 밤에 보호자를 지키려는 행동이 강화될 수 있어, 수면 환경을 분리해야 문제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
피부 트러블과 기침이 잦다면 '공존 거리 조절'이 필요
침대는 얼굴·목·팔 등 노출 면적이 넓어 세균·먼지·피부 자극이 가장 쉽게 발생하는 공간이다. 겨울철에는 건조함으로 인해 피부 장벽이 약해져 트러블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기침·콧물·눈 자극이 반복된다면 일시적으로 침대 분리, 침구 교체 주기 단축, 반려동물 발바닥과 피모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환자는 침구 분리만 해도 증상이 30~50% 개선됐다는 연구가 있다.